|
대궐은 만인지상(萬人之上)인 왕의 직무처이자, 그 사생활을 영위하는 집도 된다. 따라서 여기서 궁중풍속의 ‘궁중’이란 공적 근무처인 외전(外殿)이 아니라 사생활권인 궁중, 즉 구중심처(九重深剔8의 소위 내정(內廷)을 의미한다.
궁중 풍속의 성격은 한마디로 말해서 법도와 예절의 총본산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성격에 대해서 지금은 모두 고인이 된 옛 지밀나인(至密內人)들은
「―궁중은 나랏님이 계시는 곳이라 가장 지엄하고 무서운 곳이죠.
―오죽하면 빽빽밀(密)자 至密이겠습니까.」
라고 말하였었다. 한편 세자빈의 신분으로 50여년 궁중생활을 보낸 여인은 다음과 같이 그 글에 쓰고 있다.
「―옛날 궁중법(宮中法)이 어찌 그리 지엄하던지 호발(毫傍8만큼도 사정(私情)이 없으니……[註]
―궐내 법도(法度)가 인원왕후 계시기로 지엄하고……[註]」
라는 표현에서도 알 수 있지만 수백 궁녀들이 모여 사는 곳이건만 궁중 안의 말이 전혀 다름이 없는 바, 같은 궁내에도 새어나가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아도 알 수 있다.
또 궁중풍속의 예절성은 우선 그 용어의 최존칭법(最尊稱法)과 직설법을 피하는 성격으로도 알 수 있지만 왕의 권속조차도 지고지상의 예절로써 일거수일투족을 움직였다는 것을 궁중문학 작품을 잠깐 넘겨봐도 알 수 있는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