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분과 허례와의 이율배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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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의 명예와 체면을 목숨보다도 소중히 여긴 양반은 그런 까닭에 대의명분과 그것을 지키자니 허례허식의 이율배반적 갈등 속에서 묶여 사는 부자유한 인생이기도 하였다.
양반의 체면에 아무리 억울한 일을 당해도 벙어리 냉가슴 앓듯이 ‘울며 겨자 먹기로’은근히 속으로 골병이 들어야 했고, 아무리 가난해도 쌀값의 오르내림을 묻지 않고[불문곡가(不問穀價)], 돈을 손에 안쥐는[수무집전(手毋執錢)] 가식과 죽어도 개헤엄은 칠 수 없는 체면 유지 때문에 죽을 먹고도 이를 쑤시고(갈비를 뜯은 양)‘닷새를 굶어도 풍잠(風簪) 맛에 굶는’허장성세(虛張盛勢)가 불가피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