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인종으로 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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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정의 어원이 어디에 있는지, 또 그 시원이 언제 어디에서 부터인지, 여러 설이 분분하지만 대체로 백제가 망할 때 투항하지 않는 일군(一群)이 양수척(揚水尺)으로 유기장(柳器匠)도 하며 백정이 되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또 그 어원은 ‘재백정(才白丁)’에서 나왔다는 바, 백정은 차음(借音)일 것이란 주장도 있지만 백의거사(白衣居士), 백의종군(白衣從軍) 등의 ‘백(白)’이 아무 관직도 없다는 뜻으로 낮은 신분을 나타내고 ‘정(丁)’은 ‘포정(?丁)’[옛날 우육(牛肉)요리의 명수라 함]에서 따서 결국 소를 도살하는 낮은 신분의 사람이란 뜻으로 풀이된다.
갑오개혁 때 사민평등의 뜻으로 노비를 폐지할 때 다른 천인들은 모두 직을 바꿈으로써 상민이 될 수도 있었지만 백정만은 여전히 천민 중의 천민을 면치 못했다. 일례로 광복 전까지도 푸줏간을 하는 사람은 옛날의 도살자가 아니고 비록 물건을 받아다가 팔아도 일반 장사와는 구별되어서 혼인을 할 때 반드시 백정끼리만 한 사실이다. 백정의 친척, 인척, 외가, 하다 못해 사돈의 8촌까지도 모두 백정이었던 것이다. ‘백정의 자식은 웃니부터 난다’(갈비를 뜯으라고)느니, ‘관놈’이니 하는 말이 상식같이 쓰여진 것은 백정에 대한 멸시가 얼마나 혹독했던가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이득도 있었다. 백정에게는 병역(부역)과 세금이 면제되었던 특혜다. 이것도 위정자들의 발상은 백정을 인간의 부류 속에도 넣지 않은 멸시에 근원된 것이지만 백정들로서는 그것이 특혜가 아닐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