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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정이라고 모두 도살업만이 아니다. 원래가 유기장(柳器匠)이었으니, 유기 제조 · 판매, 수육[獸肉 우(牛), 견(犬)] 판매, 납촉(蠟燭) 만들기, 가죽제공[피공(皮工)], 보신탕집, 기타 남이 싫어하는 하천(下賤)의 일은 가리지 않는다. 그 중에서도 주직인 소의 도살과 유기장은 독점적 직업으로 다른 사람들은 비록 천민이라 해도 절대 하지 않는다. 일제 때 이 사정을 모르고 ‘유행이[柳行李(당시 버들 고우리라 했다)]’의 전습소를 열고 희망자를 모집했더니 한 사람의 응모자도 없었다는 얘기가 전한다. 이 밖에 그들은 원래 남이 싫어하는 직업을 도맡다 보니 조선시대에는 ‘거사(擧使)’로서 사형 집행을 담당하거나 지방관청의 ‘망낭배(망나니배)’의 대역을 맡기도 하였다. |